목록일상의 끄적임 (15)
노아가 글쎄
아마도 초등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교회에 전도사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그분이 처음 나를 보시더니 아버지를 찾아가 대뜸 "아들 있으시죠?"라고 물어보셨다. 그 질문에 아버지는 참 기분이 좋으셨고, 당신을 꼭 빼닮은 아들이 있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셨다. 그 정도로 어릴 때는 아버지와 내가 꼭 닮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는 늙어가셨고, 나는 어른이 되어갔다. 자연히 생김새도 많이 변하였고, 물론 아버지의 모습이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으나, 자라면서는 오히려 어머니를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고 해외에서 장기간 근무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오랜 시간 떨어져 있게 되었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더더욱 갖기가 어려웠다. 한 달 전쯤인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
많은 사람들에게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 너무 많은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었기에 업무적으로 같이 하지 않기를 바랐었다. 소심하고 나약했으며 나이나 업무경력에 비해 퍼포먼스도 좋지 않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내용들이었다. 그러다가 조직이 재편성 되면서 그 사람과 같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나는 파트장으로 그 사람은 팀원으로 만나게 되었다.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일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모든 것이 새로운 것들이었기에 팀원들 모두가 어떤 성과를 내야 할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 조직을 이끄는 나로서도 적극적으로 업무를 발굴하고 회사의 방향에 맞추어 가기 위해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
태국의 외국인 승려가 오랫만에 휴식차 고국을 방문하였다. 부모님과 가족들을 뵙고 좋은 시간을 갖게 되어 매우 즐거운 나날이었다. 어느 날 그는 그와 매우 친하게 지냈던 사촌동생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하면서 사촌동생은 늘 그렇듯이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님에게도 와인을 건넸다. 스님은 태국의 불교에서는 음주를 금한다며 와인을 거절하였다. 그러자 사촌동생은 스님에게 "누가 안다고 그래? 지금 여기에 우리 둘 밖에 없어. 괜찮아."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스님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내가 알지." 아내가 해외 다이빙으로 약 열흘 간 집을 비우게 되어 혼자 지내고 있다. 종종 있는 일이다. 아내는 다이빙을 시작한 이후 처제에게도 전파하였고, 둘은 다이빙에 푹 빠져 산다. 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