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의 끄적임 (15)
노아가 글쎄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할 때마다 긴장감을 갖게 된다. 그 긴장감은 이번 주를 어떻게 살아야 다음 주를 만났을 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대로 내일을 혹은 다음 주를 만나도 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늘 내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올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에는 더더욱, 이대로 그냥 한 살을 더 먹어도 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하루 늙어가고 한 해 한 해 어김없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나이를 먹어가는데, 그냥 시간을 그렇게 흘려보내면서 늙어가는 것이 왠지 불안하고, 그러면서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정답을 알 수 없기에 답답한 마음이다. 어떤 뚜렷한 정답이라든지, 아니면 누군가가 '너 참 잘 살고 있어.'라고 말해 준다면 그 답답함은 조금 덜 할텐데, 내가 잘 살고 있..
"체력을 관리하시는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으세요?" 어느 날 우리 팀원 중 한 명이 나에게 한 질문이다. 전날 술을 마셨어도, 새벽 일찍 골프를 치고 출근을 해도 늘 똑같은 모습의 나를 보면서 늘 놀라워 했던 친구였다. 나이 답지 않은 건강과 체력을 늘 부럽다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 실제로 그렇게 체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늘 피곤하다. 때때로 왜 이렇게 매일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왜 매일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건지 생각하며 한탄이 될 때가 많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포기한 지 오래다. 건강에 대해서도, 딱히 아픈데도 없고 고혈압, 당뇨 등등의 약을 늘 먹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하면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아프지 않기 위해 늘 신경쓰고 보이지 않게..
가끔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인데도, 그 날 따라 너무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그렇게 짜증이 날 때는 뭔가가 잘 못 된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 일에도 영향을 미쳐서 사람들에게 짜증을 낼 때도 있고, 집에서 아내에게 괜한 행패를 부릴 때도 있다. 자칫 머피의 법칙처럼 안 좋은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되게, 그 날 하루를 망치게 된다. 이럴 때는 그 악의 고리를 끊어줘야 한다. 내가 악의 고리를 끊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왜 그렇게 화가 났니?" 들 끓는 기분을 살짝 가라앉히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리고 이 전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려보며, "이것 때문이니?, 아니면 이거?" 차례차례 대화를 시..
나는 어릴 적부터 몸으로 반응하는 것을 즐겼고 잘 했다. 덕분에 운동은 안해본 것이 없었으며 실제로 잘 했다. 공부를 썩 잘했음에도 체육 쪽으로 가야한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정상 운동으로 길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공부에 집중했다. 그 때부터 나는 몸이 아닌 머리를 쓰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몸의 반응이 느려졌다. 운동신경도 예전같지 않았다. 운동을 해도 수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대로 하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머리에 집중하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약 3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한 가지 인지 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 어쩌면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것은,,,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건 무엇을 하건 모두 머리로 기억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길을 간다는 것이 버겁고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지금까지는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이 나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에 크게 부담을 가지 않고 새로운 길을 선택해왔다. 오히려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이번 선택은 유독 어려웠고, 고민도 많이 했다. 새로운 길에 적응하는 나를 살펴보고 있다. 힘들게 선택했기 때문이었는지, 새로운 길에 적응하는 내가 궁금해졌다.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그만큼 지위도 있었고, 주위에 조력자들도 많았었다.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없는, 혼자가 되었다. 마치 20대에 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처럼,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을 때처럼, 그렇게 되었다..
힘겨운 퇴직을 했다. 나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그렇고 모두가 원하지 않은, 그렇지만 상황이 만들어 낸 퇴사를 하게 되었다.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위안을 삼고 퇴사를 결정하였다. 마음이 섭섭하고, 때론 쓰라릴 때도 있다.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던 것일까. 더 나은 선택은 없었던 것일까. 어쩌면 누구 한 명이라도 조금 더 독한 마음을 먹었다면, 그랬다면 이러한 결정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배려, 존중, 이해 내가 옳은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어쩌면 회사에서 일로 만나 사이에서 이러한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우습거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