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글쎄

다이빙_라파즈 리브어보드 #3 본문

여행&취미로그

다이빙_라파즈 리브어보드 #3

슈퍼노아 2024. 1. 1. 13:02
728x90
반응형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1시간반의 트랜짓 시간이 있었다. 오랜만의 미국공항과 미국의 분위기, 미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 미국 특유의 색깔 등을 느껴보기 위해 피곤했지만 공항 곳곳을 둘러보았다. 공항 자체는 단연 한국의 인천공항이 최고이지만, 그저 예전의 기억들이 떠올라 좋은 시간이었다. 다행히도 착륙한 터미널과 갈아타는 터미널이 같아서 짧은 트랜짓 시간이었지만,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심지어 커피와 빵도 누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로스카보스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의 로스카보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같은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었기에 비행기는 익숙하였지만, 장시간의 여행으로 밤인지 낮인지 모를 몽롱한 상태는 계속 되었다. 3시간의 비행. 3시간도 어찌보면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의 비행이 너무 길어, 엄청 짧게 느껴졌다. 로스카보스 공항에 도착해서는 멕시코에 도착했으니, 좋아하는 멕시코 음식과 코로나 맥주는 마셔봐야지! 하고 식당에 앉아 나쵸, 타코, 코로나맥주를 시켰다. 그런데 역시 몽롱한 정신과 떨어진 컨디션, 저질 체력 때문인지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푹푹 찌는 날씨에 맥주가 금방 올라왔다. 너무 마음만 앞섰던 것 같다. 로스카보스 공항은 멕시코의 작은 지방도시 공항이어서 공항 규모도 작고 어디 앉아 있을 공간도 없었다. 하.. 피곤하고 더운데 괜히 맥주까지 마셔서 몸이 말이 아니었다. 그러다 결국 그냥 공항 바닥에 앉았다. 일행들을 기다려 같이 밴을 타고 배로 이동을 해야했기 때문에 아직 공항에서 버텨야 할 시간이 4시간이 남았다.

로스카보스 공항
로스카보스 공항의 노상식당
공항에서 내려다 본 전경

 

 

"짐 좀 잠깐 봐줄 수 있어요?"

 

누군지는 몰랐지만 나와 같은 처지인지, 내 옆 쪽에 어떤 여성분이 나처럼 바닥에 앉아 있었다. 어느나라 사람인지 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많은 것이 궁금했지만, 섣불리 말을 걸기는 좀 애매했다. 그런데 오랜시간을 버텨야 하니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멕시코에서 그냥 짐을 둔 채 화장실을 가는 건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있었고, 그렇다고 그 많은 짐을 끌고 화장실에 가는 것도 애매하고, 그래서 용기를 내어 그 분에게 말을 건넸다. 아무 말도 안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알았다는 신호로 알고 화장실에 다녀왔지만, 영어는 알아듣는 건지 혹시 내가 실례한 것인지 좀 애매한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짐은 잘 지켜졌고 화장실에도 잘 다녀왔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친구가 마중나와 서로 반갑게 얼싸앉으며 즐겁게 사라졌다.

 

로스카보스에서 라파즈 항구

그렇게 4시간이 지나고 일행을 만나 함께 밴을 탓다. 사실 그 일행들도 다이빙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지 아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여행 전 사전준비 모임에서 한 번 만났던 분들이다. 그래도 이제 누군가를 만나 얘기도 하면서 이동하니 기분도 한결 나아지고 피로도 좀 가시는 듯 했다. 혼자 있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한다는 것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 필요한 일이구나라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그래도 피로 탓에 3시간의 이동 중에 2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다. 그것도 옆에 앉은 같이 이동 중인 어떤 분이 깨워서 창 밖 좀 보라는 말에 깼다. 피곤한데 왜 깨우냐, 친한 사람도 아닌데,,, 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창 밖을 보니 멕시코의 선인장들, 멀리보이는 바다, 낮고 아담한 건물들이 보였다. 그래 여행왔지,, 여행온 것을 잊고 있기라도 한 듯한 마음이 들었다. 깨워주신 그 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