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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_라파즈 리브어보드 #2

슈퍼노아 2023. 12. 30.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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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행 당일

집에서 공항으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그리고 다시 샌프란시스코에서 멕시코의 라스카보스로 가야하고, 비행기에서 내려서 다시 3시간을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머나먼 여정이었음에도 가는 날 아침에는 그런 긴 여정에 대한 감이 없었다. 그저 아침에 출근하듯이 나왔다. 지금 일하러 사무실에 가는건지, 멕시코에 다이빙을 가는건지 정신을 못 차렸다. 마치 어릴 적 군대갈 때, 그냥 극기훈련 가듯이 몇 일이면 다시 집에 돌아오겠지 하는 실감나지 않는 감정 그대로였다. 아내와 헤어지고 공항버스에 탑승을 했지만 여전히 감정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공항에 내려 탑승수속을 하고 짐을 부치니, 조금씩 정신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자. 뭐부터 해야하지?"

 

자리에 앉아 머리 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의 전체 여정을 머리 속에 그려보았다. 머리 속이 정리되는 듯 했다. 공항에 있는 약국에 들렀다. 기본적인 상비약과 다이빙 중 자주 발생하게 되는 타박상에 대비한 크림, 눈의 피로 때문에 실핏줄이 터질 수도 있기 때문에 영양성분이 들어있는 안약, 피로회복제 등을 구매했다. 나이가 드니 어디가 안 좋아서 약을 사기 보다는 걱정 때문에 약을 샀다. 실제로 사간 약들 중 사용한 약은 안약 밖에 없다. 그것도 증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있어서 그냥 주기적으로 사용하였다.

 

비행 INC to Sanfransisco

비행기에 탑승하여 다시 한 번 전체 여정을 정리해 보았다. 이번에는 실제로 글로 적어 보았다. 아무 생각없이 즐기다만 오겠다고 그렇게 마음먹어 놓고는 또 정리하고 적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에휴,, 나란 놈

United Airline을 탔다. 한국 영화와 한국 방송 프로그램들도 많았다. 영화를 보고,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가 또 다른 영화를 한 편 더 보고, 맥주 한 캔 마시고, 밥 먹고, 밥 먹으면서 와인도 한 잔 마시고, 또 잤다. 잠에서 깨어 이제 거의 다 왔을래나 하고 시간을 확인하니, 비행한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길었다. 하... 또 영화를 보고 간식을 먹고, 밥을 먹으면서 와인을 2잔 더 마시고, 또 잤다.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 지금이 자야할 시간인지 먹어야 할 시간인지 도무지 분간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저 그렇게 비행을 마쳤다. 미국이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벽에 붙어 있는 문구

 

내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는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이슬람에 의해 공격을 받았던 911 직후인 2001년말 겨울이었다. 뉴욕 멘하탄에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 센터 자리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미국에 오니 그 때 생각이 났다. 그 이후 텍사스에서 유학도 했고, 유학 중에 있던 누나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에 간 적도 있다. 거의 15년 만에 다시 미국에 갔다. 미국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에, 잠시 경유하는 일정이었지만 감회가 새로웠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 괜히 이민국 통과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이상한 걸 물어보고 어디로 데려가는 건 아닌지. 실제로 줄을 서고 있는 동안에, 몇몇의 한국 사람들이 어디로 끌려(?) 가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무슨 일이지..

 

이민국

다행히도 나는 뭔가 잘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민국 직원이 멕시코로 간다니까 갑자기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말을 해서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대화 중 내가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 대해서 잘 안다며, 갑자기 일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일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말해줄 수 있으니, 묻는대로 자세히 잘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진짜 한참을 내 직장에 대해 나의 업무에 대해 애기를 하였다. 참 웃긴일도 다 있다. 미국에서 한국에 있는 나의 회사에 대해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이민국 통과하는데 무슨 면접보듯이 일에 대해서만 열심히 설명해주고 웃고 떠들듯이 그렇게 하고 통과했으니, 늘 미국에 가던 사람 같았다. 허허

샌프란시스코 공항 이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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