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글쎄

46살, 그렇게 좋아하던 매운 음식이 꺼려지기 시작했다. 본문

나이가 들면서

46살, 그렇게 좋아하던 매운 음식이 꺼려지기 시작했다.

슈퍼노아 2023. 11. 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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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 파이터 였다. 어릴 때부터 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종종 매운음식 챌린지도 했다. 인기있는 매운 음식들을 도전하여 먹어치우고,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꼈다. 결혼 전 아내는 매운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었다. 요리를 할 때도 절대 음식을 맵게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와 결혼 후 매운 음식을 조금씩 먹기 시작했으며, 음식에는 나를 위해 청양고추를 듬뿍넣어 요리를 하고는 정작 아내 자신을 먹을 수 없었다. 음식점에서 종종 맵기를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을 주문할 때도 나를 위해 아주 매운맛을 시키곤 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이제 음식에 청양고추 안 넣어도 돼~"

 

어느 날 내가 아내에게 한 말이었다. 이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받아주지를 못했다. 어느 정도만 매워도 속이 뒤집어지고 회복이 너무 느렸다. 입에서는 즐거웠지만, 속에서는 받아주지를 않아 하루 종일 고생을 하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매운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것이 속이 상했다. 마음이 힘들었다. 모든 음식을 아무 불편함없이 먹던 나에게, 면류 매운음식 등 하나씩 제약조건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 속상하고 한편으로는 화가 나기까지 했다. 

 

그냥 받아들일 수 밖에...

 

화가나고 속상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감을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최근에 한 뉴스에서 노년에 매운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인지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그 뉴스를 보면서 '매운음식을 확실히 줄여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 것이 아니라, '난 아직 노년도 아닌데, 노년까지도 매운음식을 즐기시는 분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웠다. 그 만큼 난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안 먹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못 먹게 되는 것이 더 나를 속상하게 하는 것 같다. 그냥 속 아파도 먹을까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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