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글쎄

4부. 종교 안의 틈 - 11장. 이슬람: 신의 뜻 아래 자제하는 힘 본문

의식의 틈: 정해진 삶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

4부. 종교 안의 틈 - 11장. 이슬람: 신의 뜻 아래 자제하는 힘

슈퍼노아 2025. 4. 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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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선택 사이의 균형

 

이슬람에서 인간의 자유의지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꾸란은 알라(하나님)가 모든 것을 아신다고 말한다. 인간이 무엇을 선택할지, 어떤 길을 갈지도 이미 신은 알고 계신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옳고 그름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을 부여받았다.

카다르(Qadar)

 

이슬람은 '카다르(Qadar)'라는 개념을 통해 운명과 자유의지를 동시에 설명한다. 카다르는 신이 모든 것을 알고 계획했다는 뜻이지만, 인간이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부정하지 않는다. 즉,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인간은 여전히 선택하고 행동하는 존재로 존중받는다.

타크와(Taqwa)

 

이슬람에서 중요한 또 다른 개념은 '타크와(Taqwa)'다. 타크와는 하나님을 의식하며 사는 삶, 곧 매 순간 신의 뜻을 떠올리며 행동을 조심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타크와를 가진 사람은 충동과 욕망에 따라 자동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는 멈추고 생각하며, 자신의 선택이 신의 뜻에 부합하는지를 고민한다. 이 멈춤의 순간, 바로 그곳에 '의식의 틈'이 존재한다.

사브르(Sabr)

 

또한 '사브르(Sabr)', 즉 인내의 덕목도 중요하다. 인내는 단순히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기 위해 스스로를 조율하는 능력이다. 사브르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발휘하는 구체적인 방식 중 하나다. 유혹 앞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깊은 인내심으로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슬람은 인간이 신의 뜻을 넘어설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뜻 안에서 인간은 자신에게 맡겨진 길을 어떻게 걸을지 선택할 자유를 가진다. 즉, 우리의 삶은 거대한 신의 계획 안에 있지만, 그 계획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도덕적이고 의식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슬람적 자유의지는 운명과 선택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모든 것이 신의 뜻에 달려 있지만, 그 안에서 인간은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존재로 부름받는다. 그리고 그 책임은 바로 순간순간 찾아오는 '의식의 틈'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음 장에서는 불교가 바라보는 자유와 틈의 개념, 무아(無我)와 알아차림의 실천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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