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 둘째, 사랑이 이야기 2

사랑이는 해피만큼 똑똑하지는 않았다. 배변 훈련을 시키는데 너무 애를 먹었고, 먹을 것을 보면 뭐든지 주어 먹으려고 달려들고, 높은 쇼파위에서도 그냥 뛰어내렸다. 아무 것도 훈련이 안 되어 있었고, 훈련을 시키기도 너무 힘들었다. 아마도 강아지 공장 같은 곳에서 수많은 강아지들과 함께 아무런 가이드 없이 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데나 배변을 해도 무방했을 것이고, 식사가 주어지면 먼저 달려들어 먹지 않으면 먹지 못했을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들어야 하고, 먼저 차지해야 하는 습관들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태어난지 1~2달밖에 안 된 아이인데, 벌써부터 그런 약육강식의 환경에 맞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너무 힘들었던 아내

해피만 보고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모두 해피 같으려니 생각하고 입양을 했는데, 전혀 다른 모습의 사랑이를 경험하게 되니, 말그대로 아내는 멘붕이었다. 아무데나 배변을 하는데 훈련은 안 되고, 사료를 주면 해피 사료까지 다 뺏어 먹으려 달려들고, 동시에 해피까지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렇게 1~2주를 힘들게 지내다, 문득 아내가 많이 걱정이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달래보려고 강아지들을 키우는 것인데, 이제 강아지들 때문에 죽게 생겼다.

 

"너무 힘들면 사랑이는 그냥 다시 돌려줄까."

 

하면 안 되는 말이었지만, 나에게는 아내가 더 중요했다. 아내도 사실 체력이나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무리를 하거나 신경을 쓰면 바로 몸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사랑이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그렇게 말한 것에 아내는 오히려 나한테 인정사정도 없는 놈이라며 몰아부쳤고, 지금까지도 종종 그 때 얘기를 하곤 한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하기에 도움을 줄 수도 없고, 그저 힘들어 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것이 심적으로 많이 미안했다.

 

건강회복, 배변훈련

거의 2달 정도가 지나서야 겨우 사랑이가 배변판에 배변을 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그러면서 점차 해피가 하듯이 펜스도 안 넘고 높은데서 뛰어내리지도 않고,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적응을 해가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고 사랑스러웠다. 정성스럽게 돌보니, 털도 좀 풍성하게 나기 시작했고 몸에서 벌레도 안 나오게 되었다. 너무 다행이었고, 그 때 힘들다고 다시 돌려보냈으면 어쩔 뻔 했나, 생각만해도 끔찍하고 사랑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인지 나는 해피보다는 사랑이에게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사랑이는 고생했던 아내보다는 나를 더 잘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