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글쎄

44살, 안경을 다초점 렌즈로 바꿨다. 본문

나이가 들면서

44살, 안경을 다초점 렌즈로 바꿨다.

슈퍼노아 2023. 6. 10.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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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살 때 노안이 시작된 이후로, 불편하긴 했지만 원래 쓰던 안경을 그냥 쓰고 다녔었다. 다초점 렌즈로 바꾸라는 안경사의 권고가 있었지만, 괜히 비싼 렌즈로 바꾼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고 다초점 렌즈의 효과에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일로 안경점에 방문했었는데, 다시 한 번 안경사의 권고를 받게 되었다. 안경사의 상술에 넘어가는 것 같아 싫었지만, 불편함을 그래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다초점 렌즈를 시도해 보았다. 어르신들이 때때로 의구심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사나 약사 안경사들의 권고에 한 가닥 희망으로 주머니를 여는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래서 보험사기도 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초점 렌즈 수술 기준의 백내장 수술 건수(보험 전후)

 
생각대로 크게 효과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눈을 살짝 아래로 보면 그래도 그냥 일반 렌즈보다는 잘 보였지만, 그렇다고 책이나 휴대폰을 볼 때 안경을 안 벗어도 될 정도는 아니었다. 괜히 돈을 썼나라는 생각이 들 때 즈음, 운동을 하느라 전에 쓰던 다초점이 없는 안경을 쓰게 되었다. "와,, 아니구나 효과가 있긴 있구나." 가까이 있는 것들이 전혀 안 보였다. 다초점 렌즈를 쓸 때는 그래도 간단간단하게 가까운 것을 볼 때는 안경을 벗지 않아도 됐었는데, 일반렌즈로는 그냥 까막눈이 되어 버렸다.
 
어렸을 때 회사에서 나이드신 임원분께 서류를 출력하여 보고를 드릴 때, 글씨가 너무 작다고 A3로 뽑아오라고 핀잔을 들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때면 속으로 그 분을 얼마나 욕 했는지 모른다. 글씨도 안 보이면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본인이 안 보인다고 왜 일을 두 세번씩 시키냐고, 내가 잘 못한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다시 해야 하냐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나이를 먹기 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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