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가 글쎄

43살,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본문

나이가 들면서

43살,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슈퍼노아 2023. 5. 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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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아졌다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여기서 말이 많다는 것은 그냥 말하기를 좋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어떤 것을 TMI까지 곁들여가며 장황하게 설명한다거나, 본인의 사소한 경험도 엄청난 무용담처럼 말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주제와는 조금 동떨어진 내용도 마치 메인주제인 것처럼 부풀려서 말하거나, 본인의 경험이 진리인양 확신에 차서 말하는 경우를 말한다.

어릴 때 나이드신 분들이 침 튀기며 말씀하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대충 네네 하고 넘기거나, 듣는 둥 마는 둥해야 관심없는 줄 알고 빨리 말을 마무리할거라 생각했다. 그런 얘기를 듣고 있을 때면 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도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그러고 있었다.

 

머리로는 대충 그만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입이 방정맞게 계속 말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내가 반대의 입장이 되어, 말을 많이 하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스스로 안위했다. 43살, 뭐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다고 경험이 많다는 둥 생각을 하는가. 우습다. 아내는 말 좀 그만하라고 계속 핀잔을 주고, 8살이나 어린 처제는 내가 예전에 그랬듯 네네 하면 그냥 넘긴다. 내가 알면서도 그런다는 게 씁쓸하다. 자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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