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반려견과 함께 (7)
노아가 글쎄
사랑이는 해피만큼 똑똑하지는 않았다. 배변 훈련을 시키는데 너무 애를 먹었고, 먹을 것을 보면 뭐든지 주어 먹으려고 달려들고, 높은 쇼파위에서도 그냥 뛰어내렸다. 아무 것도 훈련이 안 되어 있었고, 훈련을 시키기도 너무 힘들었다. 아마도 강아지 공장 같은 곳에서 수많은 강아지들과 함께 아무런 가이드 없이 생활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데나 배변을 해도 무방했을 것이고, 식사가 주어지면 먼저 달려들어 먹지 않으면 먹지 못했을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들어야 하고, 먼저 차지해야 하는 습관들이 남아 있었을 것이다. 태어난지 1~2달밖에 안 된 아이인데, 벌써부터 그런 약육강식의 환경에 맞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너무 힘들었던 아내 해피만 보고..
첫째 해피를 키운지 약 2년 정도 지날 무렵, 아내는 해피가 혼자 있는 것을 마음에 걸려했다. 가끔 해피를 혼자 집에 두고 외출 하는 것을 불안해했고, 미안한 마음까지도 가졌다. 오랜 고민 끝에 아내는 해피와 잘 지낼 수 있는 강아지 한 마리를 더 입양하자고 했다. 나는 또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겨우 해피와의 삶이 적응되어 가고 있는데, 뭔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 같았고, 해피는 좋아할지 어떤 강아지일지, 그리고 2마리가 되면 분명 챙겨야 할 것도 많고 더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자식이 없기에, 굳이 이렇게 강아지를 입양해서 우리의 삶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해피 동생 하나 만들어주면 어떨까?" 오랜 상의 끝에, 우리보다는 해피를 위해 한 마리를 더 입양..
해피는 2015년 6월 8일생이다. 해피가 오고나서 우리 집에 반려견이 생긴 것이 아니라, 아이가 생긴 것이 되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키워야 겠다는 생각도 없이, 그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리고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 키우기 시작했는데, 점점 서로 간에 정이 들고 이쁘고 사랑스러움이 커지면서, 해피는 우리 부부의 진짜 아이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시크하고 똑똑한 아이 보통의 포메라니안은 대개 성질이 사납고 활동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해피도 처음 약 2살 때까지는 그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넓은 거실을 혼자 전력질주하며 뱅글뱅글 돌곤 했다. 그러다 3살이 지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얌전하고, 오히려 시크해지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차분해지면서 사람처럼 우리와 ..
인도네시아 주재원으로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결혼을 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인도네시아로 발령을 받아 주재원 생활을 시작하였다. 나는 인도네시아를 자주 오갔고, 인도네시아어도 어느정도 할 줄 알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반면에 아내는 전혀 생소하고 처음 살아보는 나라에서, 남편을 출근시키면 말그대로 감옥에 홀로 있어야 하는 힘든 시기를 꽤 오랫동안 보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참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이를 갖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렇게 홀로 몇 해를 지내다 어느 날 강아지를 입양하고 싶다고 했다. "강아지 한 마리 키워보면 어떨까?" 나는 어릴 적부터, 우리 가족이 강아지를 좋아해서 늘 키워왔었기에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먼저 떠나보..
최근들어 눈이 너무 많이 오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이후로 일주일에 거의 2~3번은 쏟아진다. 눈이 오면 보는 건 좋지만, 아무래도 걷거나 운전하는 건 좀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요즘에는 어떻게들 그렇게 관리를 하시는지, 눈이 오면 거의 즉각적으로 눈이 녹는다. 특히 주요도로는 눈이 온 흔적도 없이 바로 녹아버린다. 염화칼슘을 뿌려주시는 고마운 분들 눈이 그렇게 녹아버리는 이유는 염화칼슘 덕분이다. 주로 새벽에 공부와 운동을 하러나가는데, 새벽에 이미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 환경미화원 등등 거리에 염화칼슘을 뿌리고 계신다. 다음 날 눈 예보가 있는 날이면, 전날 밤에 이미 도로에 하얗게 뿌리신다. 그런 노력들 덕분에 우리 사람들은 눈이 오더라도 어려움없이 다닐 수 있게 된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하다보면, 산책줄 없이 반려견을 산책 시키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된다. 대부분 그런 분들을 보면, 마치 "우리 강아지는 나만 잘 따라다녀서 줄이 없어도 상관없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실제로 견주는 혼자 걸어가고 반려견은 뒤에서 따라 가기만 한다. 견주는 반려견을 잘 살펴보지도 않고, 산책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혼자 운동 나온 사람처럼 보인다. 그럴거면 강아지는 왜 데리고 나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강아지를 산책시킨다는 의미는 정말 사람이 산책하는 것처럼 그냥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맡고 좋아하는 곳에 마킹을 하면서, 강아지들이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도 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산책줄이 없는 강아지들은 자유롭지 못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