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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망양스쿠버_1일차

슈퍼노아 2023. 4. 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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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억지로 일을 일찍 끝내고 울진으로 내려왔다.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다이빙은 포기할 수 없기에 억지로 시간을 떼어내고 울진으로 내려 온 것이다. 울진에서는 왕돌초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했었는데, 이 곳 망양에서는 처음이다. 나름 좋은 포인트라는 사람들의 평가가 있었기에 기대하는 마음으로 투어를 신청했다. 역시 금요일이라 차가 막히 막혔다. 4시쯤 출발했는데, 중간에 저녁식사한 것까지 포함해서 9시에 도착, 총 5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투어에 참여한 다이버들과 간단하게 맥주와 다과를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11시쯤 잠이 들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5시30분에 눈이 떠졌다. 더 자고 싶었는데, 습관이란 것이 무섭다. 더 이상 잠이 들지 않아 6시에 몸을 일으켜 산책을 나갔다. 동해의 일출을 감상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가를 걸었다. 늘 그렇듯이 동네가 궁금하여 주위를 둘러 보았다. 집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가게가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특이한 점들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더 많은 곳을 보고 싶은 궁금증이 생겨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려 보기로 했다. 가장 가까운 시내에 까지 갔다가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운전을 하며 주위를 살펴보니 생각보다 펜션이나 식당, 또 다른 다이빙 샵들이 많았다. 이 곳에서 가까운 지역의 사람들은 편안하게 여행 올 수 있을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울진 일출

그런데 해안으로 밀려오는 바다가 심상치 않았다. 다이빙을 못하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려 바람을 맞아보니, 바람도 생각보다 강했다. 휴대폰으로 날씨 상황을 확인했다. 날씨는 너무 좋은데 바람이 엉망이다. 그렇게 확인을 하던 중, 강사로부터 문자가 왔다. 주의보, 바다활동을 금지하는 기상청의 풍랑주의보가 떴다. 하... 바쁜 와중에 5시간을 걸려 바다에 왔는데... 다같이 샵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11시가 되었다. 풍랑주의보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좀 있기 하지만 주의보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았고, 샵 사장님 또한 기상청의 주의보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공식적인 공지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한 깡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2시까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오후 2시 드뎌 연안바다에 대한 풍랑주의보가 풀렸다.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모두가 환호하였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2깡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서둘러 준비하였다. 샵 사장님와 잘 얘기하여 다음 다이빙에 사용할 탱크까지 준비해가서 배 위에서 휴식하고 바로 다이빙을 하는 일명 '따당'을 하기로 했다. 다행이다. 고대하던 바다속. 풍랑이 한 번 휩쓸고 가서인지 시야는 별로 좋지 못했다. 그렇지만 울진의 바다는 강릉이나 양양의 바다와도 또 달랐다. 전혀 다른 수중 식물들이 살고 있었고, 어초들이 많아 나름 물고기들도 많았다. 엄청나게 큰 대왕문어도 만났다. 양식이 아닌 자연그대로의 전복도 있었다. 이 곳 울진 망양은 상대적으로 다이버들이 덜 오고 덜 개발되어 더 많고 다양한 생물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부채산호

그렇게 기분 좋은 두 번의 다이빙을 끝내고 돌아왔다. 같이했던 다이버 중 한 명은 지난 주에도 울진 다이빙을 하고 싶어서 왔다가 바다 상황 때문에 못하고 돌아갔었는데 이번주에도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었다고 했다. 내가 대체적으로 다이빙 운이 좋았던 것을 알고 있던 강사는 나 덕분에 다이빙 하게 된 것이라고 농담삼아 감사함을 전했다. 어쨌든 기분은 좋았다. 내일은 바다 상황이 좋을 것이라는 예보가 있어 내일의 다이빙이 기대된다. 초조하게 보냈던 하루였지만,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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