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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종교 안의 틈 - 10장. 기독교: 양심과 회개의 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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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종교 안의 틈 - 10장. 기독교: 양심과 회개의 틈

슈퍼노아 2025. 4. 2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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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앞에 멈춰 서는 자의 자유

 

기독교에서 자유의지는 인간의 존엄성과 책임을 구성하는 핵심 개념 중 하나다. 창세기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주며, 그 선택의 자유를 허락하신다. 인간은 선택했고, 그 선택의 결과로 에덴에서 쫓겨났다. 이것은 단순한 불순종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에게 자유의지라는 능력이 주어졌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자유의지

 

기독교의 자유의지는 단지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잘못된 길에서 다시 돌아설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가 말하는 '회개'의 본질이다.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감정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의식적인 결단이다.

 

그 결단의 순간에는 반드시 '틈'이 있다. 죄를 지으려는 유혹 앞에서, 잘못을 저지른 후에, 혹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보게 될 때, 인간은 멈춰 서게 된다. 그 멈춤의 순간, 즉 양심이 말을 걸어오는 순간이 바로 기독교가 말하는 자유의지의 발현 지점이다.

성경에서 베드로는 예수를 세 번 부인한 후 통곡한다. 그의 행동은 두려움이라는 조건 아래에서 나온 자동적인 반응이었지만, 이후 그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진심으로 회개한다. 이때 베드로는 단지 감정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양심

 

기독교는 인간이 죄를 짓는 존재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은 연약하며 끊임없이 흔들리는 존재라고 말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연약함 속에서도 인간에게는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 잘못에서 돌아설 수 있는 자유가 주어졌다고 믿는다.

이러한 틈은 때로는 고통 속에서, 때로는 침묵 속에서, 때로는 말씀을 듣는 순간 속에서 찾아온다. 그리고 그 틈을 받아들이는 태도—그것이 바로 신앙의 시작이며, 인간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순간이다.

 

기독교적 자유의지는 완전한 자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안에서의 자각과 순종으로 완성된다. 이는 세상의 어떤 기준보다 더 깊은 내면의 결단이며, 우리 안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에서 시작된다.

다음 장에서는 이슬람이 말하는 자유의지와, 하나님의 절대적인 뜻 아래 인간이 어떻게 선택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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