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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가 글쎄
Loop Engineering: AI를 다루는 새로운 기술 본문

"내 일은 루프를 짜는 것이다."
Anthropic의 엔지니어 Boris Cherny가 한 말이다. 처음 이 문장을 봤을 때, 솔직히 바로 와닿지 않았다. 루프를 짠다는 게 무슨 말인가? AI한테 좋은 프롬프트 쓰는 거 아닌가?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게 꽤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을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직접 조종에서 루프 설계로
지금까지 AI를 쓰는 방식은 대부분 이랬다.
프롬프트를 잘 쓰면 → 좋은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우리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집중했다. 더 정밀하게, 더 구체적으로, 더 많은 조건을 넣어서.
Loop Engineering은 다른 방향을 제안한다.
AI를 직접 조종하는 대신, AI가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
핵심 구조는 단순하다.
실행 → 피드백 수집 → 자기수정 → 반복
여기서 중요한 건 피드백이 외부에서 들어온다는 것이다. 사람이 개입하는 게 아니라, 환경이 결과를 채점하고, 모델이 그 채점을 보고 스스로 방향을 수정한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결과물이 점점 나아진다.
실험으로 본 루프의 힘
Anthropic의 Lance Martin이 공개한 실험이 이걸 잘 보여준다.
'Parameter Golf'라는 ML 엔지니어링 챌린지가 있다. 16MB 안에 가장 좋은 모델을 8xH100으로 10분 안에 학습시키는 것이 목표다. AI 에이전트가 직접 학습 코드를 수정하고, 학습을 돌리고, 로그를 읽고, 점수를 확인하고, 다음 실험을 결정하는 구조다.
Claude Fable 5와 Opus 4.7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Fable 5가 Opus 4.7보다 약 6배 더 많이 성능을 개선했다.
흥미로운 건 그 방식의 차이다.
Opus 4.7은 첫 번째 실험에서 작은 성과를 내고, 이후 거의 같은 패턴을 반복했다. 수치를 조금씩 조정하고, 측정하고, 좋으면 유지하는 식이었다. 안전한 방식이었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Fable 5는 달랐다.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실험을 시도했다. 중간에 양자화 시도가 실패하는 구간도 있었지만, 밀어붙여서 가장 큰 성과를 냈다. 루프 안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회복했다.
루프에는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단기 루프 (Self-correction Loop)
하나의 세션 안에서 작동한다. 목표(루브릭)를 주면 모델이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수정하고, 다시 실행한다. Claude Code의 /goal 기능이 이걸 가능하게 하는 도구 중 하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모델이 자기 결과물을 자기가 채점하면 잘 작동하지 않는다. 채점은 독립된 문맥에서, 별도의 에이전트가 하는 게 더 낫다. 자기 글을 자기가 퇴고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봐주는 것의 차이와 비슷하다.
두 번째는 장기 루프 (Memory Loop)
세션을 넘나드는 루프다. 한 번 작업이 끝나면 끝인 게 아니라, 배운 것을 메모리에 기록하고, 다음 세션에서 그걸 불러와 더 나은 출발점에서 시작하는 구조다.
이 루프가 잘 작동하려면 단계가 있다.
실패 → 조사 → 검증 → 증류 → 참조
실패했을 때 그냥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고, 왜 실패했는지 파악하고, 그걸 검증하고, 일반 규칙으로 만들어두고,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오면 그 규칙을 꺼내 쓰는 것이다. Fable 5는 이 사이클을 잘 완수하지만, 작은 모델들은 보통 1~2단계에서 멈춘다.
자고 일어나면 앱이 완성된다
이게 현실이 됐다.
Claude Code 루프 파이프라인을 잘 구성해두면, 밤에 작업을 걸어두고 자고 일어났을 때 결과물이 나와 있다. AI가 밤새 실행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다시 시도하는 사이클을 반복한다. 사람이 중간에 개입하지 않아도.
이게 가능한 이유는 루프가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명확하고, 피드백 메커니즘이 있고, 모델이 그 피드백을 보고 스스로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루프를 설계한다는 것
Loop Engineering의 핵심은 결국 이것이다.
AI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 대신,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좋은 루프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명확한 목표. 루브릭이든 채점 기준이든, 모델이 "잘 됐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독립된 피드백. 채점은 실행과 분리된 문맥에서 이뤄져야 한다.
셋째, 기록하는 메모리. 실패를 기록하고, 검증하고, 다음에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IE에서 배운 것 중 하나가 좋은 프로세스는 작업자가 아무리 바뀌어도 결과의 편차를 줄인다는 것이다. 루프는 AI에 그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모델을 믿는 게 아니라, 구조를 믿는 것.
"내 일은 루프를 짜는 것이다."
이 문장이 이제는 다르게 들린다.
참고: Lance Martin, "Designing loops with Fable 5" (2026-06-10) / 클로드 코드 루프 파이프라인 실전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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